'어느 날, 폭탄이 떨어져 내려와'
"토오야마의 이마, 꼭 아저씨 이마같아."
아저씨 아마라... 예전에도 들었던 것 같는데...
아, 나가미네였나. 잘 지내고 있을까.
"나가미네...?
나가미네 하루카?!"
"전 파루카예요. 하루카가 아니라 파.루.카.
저 파루카는 폭탄이랍니다!"
"진짜라니까요? 증거도 있어요!"
"자, 봐요."
"세상이 끝나는 걸 알려주는 시계예요.
심장이 두근거리게 되면 시간이 흐르고
시계바늘이 12시를 가리키는 순간, 펑-!!!"
"그러니까, 우리 이제 데이트해요!"
"역시 너, 나가미네구나."
"아니에요. 전 파루카라구요."
"저, 절대로 잊으시면 안돼요."
역시 이 아이는 나가미네 하루카와는 미묘하게 다른 것 같다.
"조금 돌아서 가지 않을래?"
"난 저쯤에 폭탄이 떨어지는 걸 상상하곤 해."
"폭탄?"
"응. 펑-! 하고 말이야.
그래서 마을도 사람들도 날아가버리고
아무것도 없는 폐허 위에
새하얀 하늘과 새하얀 구름만 남아있는 거야.
정말 예쁠거야."
"뭐, 그럴지도."
"그치?"
"나가미네, 아까 그 약 무슨 약이야?"
"이거? 니트로글리세린."
"니트로... 다이너마이트 원료 아니야?"
"그렇다고 해도 폭발 같은 건 안 해.
이건 심장약이야.
알고 있어? 니트로는 달다?
그러니까...
지금 키스같은 걸 하면,
분명히 달콤할 거야."
그건 '키스해도 좋아." 라는 말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때의 나에게는 그럴 용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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