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ma♥/日드

메꽃 평일 오후 3시의 연인들 11화 (終)

취미는 음악관람 2014. 9. 26. 23:14

 

 

 

 

※ 스포 있음

 

 

 

 

 

 

 

어린 시절 나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이야기를 좋아했습니다.


가시나무 숲에서 100년이나 기다리고 기다려
자신을 구해준 왕자와 이루어진 잠자는 숲속의 공주.


불과 3일만에 외로워진 나에게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만 같은 이야기 입니다.

 

 

 

 

 


너무나도 파란 하늘이

죄를 지은 나를 불안하게 했습니다.


만약 그 사람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나는 정말로 외톨이가 될 것입니다.

 

'무엇이든 잃어 보지 않으면 그 아픔은 절대 알 수 없다'
리카코씨가 했던 그 말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왜 이리도 눈물이 흐르는 걸까요?

그가 돌아와 주었는데도,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 주었는데도,
나는 바다가 되었습니다.

 

 

 

 

 

만약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나는 과연 되돌아 가게 될까요?


죄로부터 시작된 사랑이었습니다.
나의 사랑은 모두의 웃는 얼굴을 빼앗았습니다.


가장 소중한 그 사람의 웃는 얼굴까지도.

 

 

 

 

 

"그냥 데리고 논 거였습니다.
지금까지 줄곧 성실하게만 살아와서
한번 정도는 여자랑 놀아나보고 싶었던 것 뿐입니다.


그래서 결코 더이상 만날 일은 없을 겁니다.


솔직히 진심이 된 것 같아 보여서 곤란했어요.
이렇게 돼서 유감이지만 이렇게라도 정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저는 그녀에게 좋아한다는 말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으니까요."

 

 

 

 

 

 

"웃기지 마요.
이쪽도 그냥 심심풀이였으니까.


매일 아르바이트랑 가사일로 지루해져서 자극이 필요했던 것 뿐이에요.
유행하는 *히루가오즈마를 해보고 싶었던 것 뿐이라구요.

(히루가오즈마 : 낮에 불륜을 하는 부인)


그래서 가정을 망가뜨릴 생각도 없고, 질질 끌 생각도 없어요.


절대로 만나지 않겠어요.
아니, 만나고 싶지도 않네요. 더이상은."

 

 

 

 

 

 

키타노 선생님.
이걸로 된 거겠죠?


내가 단념할 수 있도록
이별의 말을 해준 것이지요?


아니면...

 

 

 

 

 

"리카코.

 

돌아가.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 엄마가 되는 거야.


안녕...

 

당신을 사랑해..."

 

 

 

 

 


두 사람의 작별인사에 가슴이 아파왔습니다.
적어도 마지막으로 마음을 전한 후 이별하고 싶었습니다.

 

 

 

 

 

 

타오르지 못하고 남은 마음이
나를 그가 있는 곳으로 데려갔습니다.

 

 

 

 

 

 

 

"여러분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습니다.


하나의 생명체로 태어나 삶을 부여받은 이상, 누군가를 진지하게 사랑해 주세요.

누군가를 사랑하면 항상 보아왔던 풍경도 평소와는 전혀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행복을 빌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큰 기쁨을 알게 될 것입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사람 이외의 포유류나 조류에게도 존재하지만
사람에게 있어서 '사랑'은 특별한 존재입니다.

 

선생님도 어느 한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면서 그 기쁨을 알았습니다.

'단지 만나서 함께 껴안는 것'.
그것만이 사랑의 행위가 아닙니다.


선생님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설령 멀어지고 또 멀어지게 되어도
영원히 상대의 행복을 비는 것.
그것이야말로 마음을 가진 호모사피엔스, 인간이라는 생명의 '
사랑'이라고.

 

그러니까 언젠가는 여러분들이

누군가를 진지하게 사랑하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기원합니다.

 

이렇게 도중에 떠나버리게 된 것을 사과드립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그럼 안녕히."

 

 

 

 

 


할 수만 있다면 그 사람에게 달려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우리들이 만나는 것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날 보았던 화재는
불륜을 정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집에 불을 붙인 부인은
허락되지 않은 사랑을 끊어 버리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죄를 저질러 잡히게 된다면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게 되니까.

 

 

 

 

 

 

"마마.
이혼... 하자.


나는 마마랑 평온하게
무리하지 않고 살아가고 싶었어.
그게 결혼이라고 생각했어.


그치만,
마마가 나에게 원했던 건 달랐던 거지.

 

마마는 좀 더..."

 

 

 

 

 

 

"사와."

 

 

 

 

 

 

"참 슬프다... 그치.
왜 가장 옆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모르는 걸까?"

 

 

 

 

 

 

"아, 맞다.


하무미가 돌아왔어.

 

그 녀석... 바보같다, 그치.

 

참 늦었어..."

 

 

 

 

 

 

"난 절대로 너를 용서하지 않았다.

 

그치만 건강하거라.
각자 잘 살아가자.


너랑 수다떠는 거 즐거웠다.

 

됐다... 이제."

 

 

 

 

 

"끝났구나.
당신의 사랑도. 내 사랑도.


우리들,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날이 올까?

 

서운하겠지만
나... 사와짱에게 이제 연락 안 할 거야.

 

그런데 있지.
이번 사랑으로 뭔가 변한 게 있어?"

 

 

 

 

 


아니요.


딱 한 가지 변한 게 있습니다.

혼자서 신발끈을 묶을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제 더이상 멈추어 서게 될 일은 없습니다.

 

 

 

 


불륜.


음란하고 추잡한
비상식적인 욕망.


가족을 배반하고
주위 사람들을 상처입히며
친구를 잃게 되고
자신도 고통의 수렁에 빠트리는 행위.


발을 들인 순간
출구가 없다는 걸 알아차려도
되돌릴 수 없는,


모든 것을 파괴하는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랑.

 

 

 

 

 


하느님.

죄송합니다.


또 언젠가 나는
당신을 화나게 할지도 모르겠어요.

 

 

 

 

 

* 이 작품은 수작이다.

일단 첫 화부터 나왔던 이야기들이

최종화에까지 이르러 모두 해결되었고, 설명되었다.

 

* 한 회도 빠짐없이 멋진 연출, 연기, 대본 정말 즐거웠다.

무엇보다 불륜을 최대한 미화시키지 않으려고 해서 좋았다.

모두 웃으며 끝난 것 같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은 엔딩. 딱 좋다.

(키타노의 행동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에 안든다.)

 

* 그래도 조금 아쉬운 점을 꼽자면

리카코 가족과 불륜이야기가 사와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섬세하게 표현되지 못한 것 같다는 점이다.

 

* '보더'를 올해 최고의 작품으로 생각했는데 이제 고민하게 된다.

4분기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 우에토 아야의 연기는 따로 포스팅하고 싶을 정도이다.

특히 불을 저지를 때, 그리고 키타노를 보고 통곡을 할 때.

 

* 계속 생각날 것 같은 드라마이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찬찬히 보고싶다.

'네버 어게인'. 잊지 못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내레이션 / 대사 정리하는 거 정말 재밌었다.

앞으로 곱씹어볼 수 있는 대사가 많이 나오는 드라마가 또 나와주길.